GLM-5: AI 패권의 패러다임 시프트와 기술적 특이점 - 심층 분석 보고서
2026-02-16, G30DR
1. 서론: 기술 자립의 이정표와 글로벌 AI 지형의 변화
2026년 2월 11일, 중국의 인공지능 기업 지푸 AI(Zhipu AI, 2025년 Z.ai로 리브랜딩)가 자사의 5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GLM-5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 출시는 단순한 모델 업데이트를 넘어, 글로벌 AI 기술 경쟁, 특히 미·중 기술 패권 다툼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을 시사한다. 지난 수년 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는 중국의 AI 발전을 저지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해왔다. 그러나 GLM-5의 등장은 이러한 제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음을, 오히려 중국 독자적인 생태계의 완결성을 가속화했음을 증명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GLM-5는 7,440억(744B)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초대형 모델로, 오픈 웨이트(Open Weights) 형태로 공개되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 모델이 AI 학습의 표준으로 여겨지던 미국의 엔비디아(NVIDIA) GPU가 아닌, 전량 중국 화웨이(Huawei)의 어센드(Ascend) 910B 칩과 마인드스포어(MindSpore)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학습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단에서 완전한 기술적 자립을 의미하며, “미국 기술 없이도 프런티어급 AI 개발이 가능하다“는 명제를 실증적으로 입증한 사례다.
본 보고서는 GLM-5의 아키텍처, 성능 벤치마크, 기술적 혁신(Slime RL, DSA 등), 그리고 경제적·지정학적 함의를 포괄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에이전트 엔지니어링(Agentic Engineering)’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소프트웨어 개발과 지식 노동의 자동화를 어떻게 재정의하고 있는지 심도 있게 다룬다. 모든 분석은 2026년 2월 현재의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경쟁 모델인 GPT-5.2 및 Claude Opus 4.6과의 비교를 통해 GLM-5의 현 위치를 진단한다.
2. 지정학적 맥락과 산업적 배경
2.1 제재를 넘어선 기술 자립 (Technological Sovereignty)
2025년 1월, 미국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 등재로 인해 지푸 AI를 포함한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은 H100, H200 등 고성능 엔비디아 GPU에 대한 접근이 원천 봉쇄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GLM-5의 출시는 단순한 신제품 발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GLM-5가 화웨이 어센드 칩과 마인드스포어 프레임워크만으로 학습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중국의 컴퓨팅 스택(Compute Stack)이 대규모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는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이는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 내부의 하드웨어 생태계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2.2 지푸 AI의 성장과 시장 위치
칭화대학교의 연구 그룹(KEG)에서 스핀오프한 지푸 AI는 2019년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하여 2026년 1월 홍콩 증권거래소(HKEX)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약 71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 세계 최초의 상장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했다. 오픈AI(OpenAI)나 앤스로픽(Anthropic)이 여전히 비상장 상태인 것과 대조적으로, 지푸 AI는 공개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통해 막대한 R&D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특히 GLM-5 출시는 춘절(설날) 직전에 이루어졌는데, 이는 중국 내수 시장의 기술적 자부심을 고취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적 타이밍으로 해석된다.
2.3 ’Pony Alpha’와 스텔스 테스트 전략
GLM-5는 공식 출시 전 ’Pony Alpha’라는 코드명으로 OpenRouter와 같은 모델 집계 사이트에 조용히 배포되어 테스트를 거쳤다. 이 ‘스텔스 출시’ 전략은 두 가지 목적을 달성했다. 첫째,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 없이 순수한 성능만으로 커뮤니티의 검증을 받음으로써 모델의 객관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초기 사용자들은 이 모델의 코딩 및 추론 능력이 Claude Opus 4.5에 필적한다고 평가했으며, 벤치마크 분석과 깃허브(GitHub) 풀 리퀘스트 등을 통해 그 정체가 지푸 AI의 차세대 모델임을 추론해냈다. 둘째, 대규모 트래픽이 몰리기 전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 모델의 미세 조정(Fine-tuning)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3. 아키텍처 및 기술적 혁신
GLM-5는 이전 세대인 GLM-4 시리즈(GLM-4.5, 4.7)에서 보여준 점진적 개선을 넘어, 아키텍처와 학습 방법론에서 근본적인 도약을 이루었다. 7,440억이라는 압도적인 파라미터 수뿐만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희소성(Sparsity) 기술과 강화 학습 인프라의 혁신이 돋보인다.
3.1 전문가 혼합(MoE) 아키텍처의 극단적 확장
GLM-5는 거대한 파라미터 크기와 추론 효율성을 동시에 잡기 위해 전문가 혼합(Mixture-of-Experts, MoE) 구조를 채택했다. MoE는 전체 모델을 여러 개의 작은 전문가 네트워크로 나누고, 입력된 토큰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전문가만을 활성화하여 처리하는 방식이다.
- 총 매개변수 (Total Parameters): 7,440억 개 (744B). 이는 전작 GLM-4.5(355B) 대비 약 2.1배 증가한 수치이며, 딥시크(DeepSeek) V3(671B)보다도 큰 규모다.
- 활성 매개변수 (Active Parameters): 토큰당 약 400억 개 (40B). 전체 파라미터 중 약 5.4~5.9%만이 추론 시 활성화된다. 이는 모델이 744B 규모의 방대한 지식베이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 구동 시에는 40B 모델 수준의 연산 비용으로 작동함을 의미한다.
- 전문가 라우팅: 총 256개의 전문가(Expert) 네트워크 중 토큰당 8개의 전문가가 선택되어 연산을 수행한다. 이러한 세밀한 전문가 구성은 모델이 다양한 도메인의 지식을 깊이 있게 학습하면서도, 각 전문 분야 간의 간섭(Interference)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설계는 GPT-5.2와 같은 고밀도(Dense) 모델이나 경쟁 MoE 모델 대비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을 제공한다. 특히 추론 비용을 낮추면서도 모델의 용량(Capacity)을 극대화하려는 지푸 AI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3.2 DeepSeek 희소 어텐션 (DSA) 및 MLA 도입
긴 문맥 처리(Long Context Processing)는 현대 LLM의 핵심 경쟁력이다. GLM-5는 이를 위해 경쟁사인 딥시크(DeepSeek)와의 기술적 교류 혹은 아키텍처 차용을 통해 DeepSeek Sparse Attention (DSA)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이는 중국 AI 기업들이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거나 빠르게 흡수하며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 DSA (Dynamically Sparse Attention): 기존의 어텐션 메커니즘은 문맥 길이가 길어질수록 연산량이 제곱(Quadratic)으로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 DSA는 중요한 토큰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을 통해 연산 복잡도를 선형(Linear)에 가깝게 줄여준다. 이를 통해 GLM-5는 20만 토큰(200K)의 컨텍스트 윈도우를 처리하면서도 메모리 병목 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 MLA (Multi-head Latent Attention): 어텐션 헤드의 키-값(KV) 캐시를 잠재 공간(Latent Space)으로 압축하여 메모리 사용량을 약 33% 절감했다. 이는 제한된 VRAM 환경, 특히 엔비디아의 고용량 메모리 GPU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긴 문맥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3.3 Slime: 비동기 강화 학습 인프라의 혁신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고 모델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지푸 AI는 **‘Slime’**이라 불리는 새로운 비동기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 인프라를 자체 개발했다.
- 기존 RL의 병목: 전통적인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 과정에서는 모델이 텍스트를 생성(Generation)하고, 보상 모델이 이를 평가(Evaluation)하고, 다시 정책을 업데이트(Update)하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GPU 유휴 시간(Idle Time)이 발생하고 전체 학습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 Slime의 비동기 파이프라인: Slime은 이 세 가지 과정을 비동기식 파이프라인으로 분리했다. 즉, 훈련 궤적(Trajectory) 생성이 평가나 업데이트를 기다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계속 수행된다. 이를 통해 포스트 트레이닝(Post-training) 단계에서의 데이터 처리량을 극대화하고, 훨씬 더 많은 횟수의 반복 학습(Iteration)을 가능하게 했다.
- 결과적 성능: Slime 인프라 덕분에 GLM-5는 ’Artificial Analysis Omniscience Index’에서 -1점이라는 기록적인 점수를 달성하며, 업계에서 가장 환각이 적은 모델로 평가받았다. 이는 모델이 사실이 아닌 정보를 그럴듯하게 꾸며내는 대신,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 명확히 “모른다“고 답하거나 검색을 통해 검증하려는 성향이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4. 성능 벤치마크 및 경쟁력 분석
GLM-5는 2026년 초 기준, 오픈 웨이트(Open Weights) 모델 중 최상위 성능을 기록하고 있으며, GPT-5.2 및 Claude Opus 4.6과 같은 폐쇄형 프런티어 모델(Proprietary Frontier Models)과 대등하거나 일부 영역에서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이는 오픈 소스 AI가 더 이상 ’뒤처진 대안’이 아니라 ’강력한 경쟁자’임을 시사한다.
4.1 코딩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Agentic Engineering)
GLM-5는 단순한 코드 조각 생성(Code Snippet Generation)을 넘어, **‘에이전트 엔지니어링(Agentic Engineering)’**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는 단일 함수 작성이 아니라, 전체 저장소(Repository) 수준의 이해, 디버깅, 다중 파일 수정을 수행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 SWE-bench Verified: 실제 깃허브(GitHub) 이슈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이 벤치마크에서 GLM-5는 **77.8%**를 기록했다. 이는 오픈 소스 모델 중 최고 기록이며, 구글의 Gemini 3 Pro(76.2%)를 앞서는 수치다. 비록 업계 최고 수준인 Claude Opus 4.6(80.9%)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오픈 소스 모델로서 이 정도의 근접한 성능을 보인 것은 획기적이다.
- Terminal-Bench 2.0: 터미널(CLI) 환경에서의 명령어 수행 및 시스템 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에서 **56.2%**를 기록했다. 이는 리눅스 환경에서의 자율적인 작업 수행 능력을 입증하며, 데브옵스(DevOps) 자동화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4.2 추론 및 수학 능력
수학 및 복합 추론 영역에서도 GLM-5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이는 학습 데이터의 질적 향상과 ’Thinking Mode’의 도입 덕분으로 분석된다.
- AIME 2026: 고난도 미국 수학 경시 대회 문제에서 **92.7%**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이는 Claude Opus 4.6(93.3% 추정)과의 격차를 불과 0.6% 포인트 차이로 좁힌 것으로, 수학적 논리 전개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 Humanity’s Last Exam (HLE): 도구 사용(Tool Use)이 허용된 조건에서 **50.4%**를 기록하여, Claude Opus 4.5(43.4%)를 능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HLE는 기존 모델들이 풀기 어려운 초고난도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Agentic Planning)이 경쟁 모델보다 우수함을 증명한 것이다.
4.3 환각 억제 (Hallucination Control)
앞서 언급한 Slime RL 인프라의 도입 결과, GLM-5는 신뢰성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 AA-Omniscience Index: 이 지표에서 -1점을 기록했다. 전작인 GLM-4.7이 -36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5포인트나 개선된 수치이며, 이는 테스트된 모든 모델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이다. GLM-5는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 억지로 대답하기보다 침묵하거나(Abstain), 정확한 출처를 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법률, 의료, 금융 등 정확성이 생명인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도입을 고려할 때 결정적인 장점으로 작용한다.
4.4 128K 출력 토큰의 혁명
대부분의 프런티어 모델이 4,096(4K) 또는 8,192(8K) 토큰의 출력 제한을 갖는 반면, GLM-5는 128,000(128K) 토큰이라는 파격적인 출력 한도를 제공한다.
- 워크플로우의 변화: 기존에는 긴 코드를 생성할 때 “계속하기(Continue)” 버튼을 반복해서 눌러야 했고, 이 과정에서 문맥이 끊기거나 코드 블록이 깨지는 일이 빈번했다. GLM-5는 약 300페이지 분량의 텍스트를 한 번의 프롬프트로 생성할 수 있다.
- 활용 사례: 전체 소프트웨어 모듈의 코드 작성, 50페이지 분량의 상세 기술 백서 작성, 대규모 데이터셋의 구조화된 변환 등이 단일 패스(Single Pass)로 가능하다. 이는 작업 흐름의 단절을 막고 결과물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이다.
5. 에이전트 엔지니어링과 활용 시나리오
GLM-5는 단순한 대화형 AI(Chatbot)를 넘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Agent)**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이는 지푸 AI가 GLM-5를 “바이브 코딩(Vibe Coding)에서 에이전트 엔지니어링(Agentic Engineering)으로의 전환“이라고 정의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사용자가 모호한 지시를 내려도, 모델이 스스로 하위 작업을 생성하고 도구를 선택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5.1 사고 모드 (Thinking Mode)와 시스템 2적 사고
GLM-5는 사용자의 요청에 즉시 답하기보다, 내부적인 사고 과정을 거치는 **‘Thinking Mode’**를 지원한다. API를 통해 활성화("thinking": {"type": "enabled"})할 수 있으며, 이는 OpenAI의 o1이나 DeepSeek R1과 유사한 ‘생각의 사슬(Chain-of-Thought)’ 프로세스를 내재화한 것이다.
- 작동 방식: 모델은 최종 답변을 내놓기 전에, 문제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며 잠재적인 오류를 스스로 점검하는 내부 독백(Internal Monologue)을 생성한다.
- 효과: 이 모드를 활성화할 경우 복잡한 수학 증명, 코드 아키텍처 설계, 다단계 논리 추론 시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특히 사용자가 명시하지 않은 제약 조건까지 고려하여 더 안전하고 견고한 코드를 작성하는 데 유리하다.
5.2 자율 에이전트 작업: Vending Bench 2 사례
GLM-5의 에이전트 능력은 Vending Bench 2 결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벤치마크는 AI가 가상의 자판기 사업을 1년 동안 운영하며 재고 관리, 가격 책정, 수리, 고객 불만 처리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시뮬레이션이다. 단순한 문답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상태(State) 추적과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 결과: GLM-5는 최종 잔액 $4,432.12를 기록하며 오픈 소스 모델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GLM-5가 단기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자원을 배분하고 계획(Long-horizon Planning)을 수립하는 능력이 탁월함을 증명한다.
5.3 실제 산업 활용 시나리오
GLM-5의 128K 출력 능력과 강력한 에이전트 기능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업무 방식을 혁신할 잠재력을 가진다.
- 자율 코딩 에이전트: 개발자가 “이 레거시 코드를 최신 프레임워크로 마이그레이션해줘“라고 요청하면, GLM-5는 전체 프로젝트 구조를 분석하고, 필요한 파일을 식별하며, 변경 사항을 적용하고 테스트 코드까지 작성하여 한 번에 출력한다.
- 금융 및 법률 분석: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M&A 관련 문서나 법률 계약서를 입력받아, 핵심 리스크 요인을 추출하고, 조항 간의 모순을 찾아내며, 구조화된 JSON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 몰입형 롤플레잉 및 게임: 긴 문맥 유지 능력을 바탕으로, 게임 내 NPC가 플레이어와의 과거 상호작용을 모두 기억하고, 캐릭터의 성격과 감정선을 수백 턴이 지나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6. 경제성 및 접근성: 가격 파괴와 오픈 소스 전략
GLM-5의 등장은 글로벌 AI 시장에 강력한 가격 경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성능뿐만 아니라 비용 효율성 면에서 기존의 폐쇄형 모델들을 위협하고 있다.
6.1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시장 파괴
GLM-5 API의 가격 정책은 매우 공격적이다. 이는 경쟁사들이 높은 마진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치킨 게임’의 양상마저 띠고 있다.
- 입력 (Input): 100만 토큰당 $1.00
- 출력 (Output): 100만 토큰당 $3.20
이를 경쟁 모델인 Claude Opus 4.6(입력 $5 / 출력 $25)과 비교하면, 입력 비용은 5배, 출력 비용은 무려 약 8배 저렴하다. 이러한 가격 격차는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 AI 기능을 대규모로 서비스에 통합할 때 비용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예를 들어, 대규모 문서를 요약하거나 코드를 생성하는 서비스의 경우, GLM-5를 사용하면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6.2 오픈 웨이트와 로컬 배포의 현실
GLM-5는 MIT 라이선스 혹은 Apache 2.0 라이선스 하에 가중치(Weights)가 공개되었다. 이는 사용자가 모델을 자유롭게 수정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기업용 온프레미스 구축: 데이터 보안 문제로 클라우드 API 사용을 꺼리는 금융, 국방, 의료 분야 기업들은 GLM-5를 자사의 폐쇄망(On-premise) 서버에 구축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면서도 프런티어급 성능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 중 하나다.
- 하드웨어 장벽: 그러나 ’오픈 소스’가 곧 ’누구나 쓸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744B라는 거대한 모델 크기로 인해, 로컬 구동을 위해서는 막대한 VRAM이 필요하다. FP8 양자화를 적용하더라도 최소 8장의 H200 혹은 이에 상응하는 고성능 GPU 클러스터가 요구된다. 따라서 개인 개발자보다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이나 연구소 단위의 도입이 현실적이다.
6.3 구독 모델의 변화: ‘GLM Coding Plan’
지푸 AI는 API 외에도 개발자를 위한 구독형 서비스인 ’GLM Coding Plan’을 운영하고 있다. GLM-5 출시와 함께 해당 플랜의 가격이 약 30% 인상되었는데, 이는 폭증하는 수요와 컴퓨팅 비용 상승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laude Pro 등의 경쟁 서비스 대비 여전히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며, Cursor나 Cline 같은 코딩 도구와의 통합을 통해 개발자 생태계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7. 한계점 및 한국어 능력 분석
7.1 멀티모달 기능의 부재
GLM-5의 가장 큰 약점은 텍스트 전용(Text-only) 모델이라는 점이다. GPT-4o나 Gemini, 그리고 중국 내 경쟁자인 Moonshot AI의 Kimi K2.5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능력을 갖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UI/UX 디자인 분석이나 비디오 내용 요약과 같은 작업에서는 GLM-5를 활용하기 어렵게 만들며, 향후 멀티모달 버전(GLM-5V 등)의 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7.2 ’Vibe’와 감성적 지능의 한계
일부 초기 사용자 리뷰에 따르면, GLM-5는 논리적이고 기계적인 작업 수행 능력은 뛰어나지만, 문맥의 미묘한 뉘앙스를 파악하거나 창의적인 글쓰기에서 보여주는 ’센스(Situational Awareness)’는 Claude Opus 4.6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커뮤니티에서는 “바이브 테스트(Vibe Test)“라고 부르는데, GLM-5는 철저한 엔지니어링 도구로서는 훌륭하지만, 인간적인 협업 파트너로서의 질감은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
7.3 한국어 처리 능력 및 KMMLU 전망
GLM-5는 다국어(Multilingual) 데이터 학습이 강화되었으나, 한국어 특화 벤치마크인 KMMLU(Korean Massive Multitask Language Understanding) 등에서의 구체적인 점수는 아직 공식적으로 널리 보고되지 않았다.
- 추론 능력의 전이: 일반적으로 모델의 추론(Reasoning) 능력이 향상되면 언어 간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 효과로 인해 타 언어 수행 능력도 동반 상승한다. GLM-5의 높은 수학 및 코딩 점수는 한국어 논리 추론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할 것임을 시사한다.
- 문화적 맥락의 한계: 그러나 KMMLU는 한국의 역사, 법률, 문화적 뉘앙스를 깊이 있게 묻는 문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GLM-5가 한국어 데이터로 대규모 파인튜닝(Fine-tuning)을 거치지 않았다면, HyperCLOVA X와 같은 한국 토종 모델이나 한국어 데이터 비중이 높은 모델들에 비해 문화적 적합성(Cultural Alignment)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어 사용자들은 번역, 요약, 코딩과 같은 범용 작업에는 GLM-5를 유용하게 쓸 수 있겠으나, 한국 특화 지식이 필요한 작업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8. 결론: 2026년 AI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
지푸 AI의 GLM-5는 단순한 기술적 업데이트가 아니다. 이는 **“미국의 하드웨어 없이도 세계 최고 수준의 AI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중국 AI 산업의 선언문과도 같다.
- 기술적 주권 확보: 744B MoE 아키텍처와 Slime RL, DSA 기술의 결합으로 하드웨어 제약을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돌파했다. 화웨이 어센드 칩 기반의 성공적인 학습은 향후 미국의 제재가 중국 AI 발전에 미칠 영향력을 제한적으로 만들 것이다.
- 시장 역학의 변화: 128K 출력 토큰과 타사 대비 1/8 수준의 파괴적인 가격 정책은 AI 에이전트의 상용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OpenAI와 앤스로픽으로 하여금 가격 경쟁에 뛰어들거나, 압도적인 성능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는 부담을 안겨주었다.
- 오픈 소스의 승리: 오픈 웨이트로 공개된 GLM-5는 전 세계 연구자와 기업들에게 강력한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폐쇄형 모델이 독점하던 고성능 AI 시장의 민주화를 앞당겼다.
결론적으로 GLM-5는 2026년 AI 시장에서 오픈 소스 진영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이다. 연구자와 기업은 이 모델의 ‘에이전트 엔지니어링’ 역량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변화하는 비용 구조에 맞춰 AI 전략을 재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한국의 AI 생태계는 이러한 고성능 저비용 모델의 등장을 기회로 삼아 응용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한편, 자체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9. 참고 자료
- Zhipu AI Unveils GLM-5 Model, Redefining Global AI Race, https://evrimagaci.org/gpt/zhipu-ai-unveils-glm5-model-redefining-global-ai-race-528618
- GLM-5 Released: 744B MoE Model vs GPT-5.2 & Claude Opus 4.5, https://www.digitalapplied.com/blog/zhipu-ai-glm-5-release-744b-moe-model-analysis
- GLM-5: The World’s Strongest Open-Source LLM Solely Trained on, https://www.trendingtopics.eu/glm-5-the-worlds-strongest-open-source-llm-solely-trained-on-chinese-huawei-chips/
- GLM-5: China’s First Public AI Company Ships a Frontier Model, https://medium.com/@mlabonne/glm-5-chinas-first-public-ai-company-ships-a-frontier-model-a068cecb74e3
-
- — The GLM Architect and China’s AGI Race - FinancialContent, https://markets.financialcontent.com/wral/article/finterra-2026-2-10-deep-dive-knowledge-atlas-hkex-2513-the-glm-architect-and-chinas-agi-race
- 科技1分鐘:智譜(Zhipu)GLM-5, https://www.digitimes.com.tw/tech/dt/n/shwnws.asp?id=0000746694_NY37KMHA8Q5ZV154J0FU3
- Mastering GLM-5 API Calls: 5-Minute Getting Started Guide for the, https://help.apiyi.com/en/glm-5-api-guide-744b-moe-agent-tutorial-en.html
- GLM-5 - Everything you need to know - Artificial Analysis, https://artificialanalysis.ai/articles/glm-5-everything-you-need-to-know
- GLM-5: Zhipu AI’s Agentic Engineering Breakthrough - LLM Stats, https://llm-stats.com/blog/research/glm-5-launch
- GLM-5 - Overview - Z.AI DEVELOPER DOCUMENT, https://docs.z.ai/guides/llm/glm-5
- GLM-5 Now on SiliconFlow: SOTA Open-Source Model Built for, https://www.siliconflow.com/blog/glm-5-now-on-siliconflow-sota-open-source-model-built-for-agentic-engineering
- China’s 744B Open-Source Model That Rivals GPT-5.2 (2026), https://www.nxcode.io/resources/news/glm-5-open-source-744b-model-complete-guide-2026
- GLM-5 vs. Claude Opus 4.5: Redefining Agentic Engineering … - Vertu, https://vertu.com/ai-tools/glm-5-vs-claude-opus-4-5-the-docs-finally-admit-performance-parity/
- GLM-5 vs. Claude Opus 4.5: The docs finally admit “Performance, https://www.reddit.com/r/AIToolsPerformance/comments/1r23h46/glm5_vs_claude_opus_45_the_docs_finally_admit/
- Zhipu AI (Z.ai)’s GLM-5 - AI Model Details - DocsBot AI, https://docsbot.ai/models/glm-5
- The open-sourcing of Zhipu GLM-5 has sparked a programming, https://news.futunn.com/en/post/68841584/the-open-sourcing-of-zhipu-glm-5-has-sparked-a
- How I Get 3× Claude Max Code Usage for $30/Month | by Elio Verhoef, https://medium.com/@elio.verhoef/glm-coding-plan-how-i-get-3-claude-max-code-usage-for-30-month-07503db5eeb2
- [특집] 중국 Zhipu AI의 GLM-5, 7.44천억 파라미터가 여는 ’에이전트, https://gptskorea.com/BLOG/?idx=170005713&bmode=view
- “채팅을 넘어 업무로”…中 지푸AI, 차세대 ‘GLM-5’ 공개 - MS TODAY, https://www.m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590
- 中 즈푸AI, 새 모델 GLM-5 발표…‘앤스로픽·오픈AI급 성능’ 돌풍, https://m.mk.co.kr/amp/11961110